주일 설교 요약 (2026년 2월 15일/산상 변모 주일)

산과 골짜기 사이에서
김백희 목사
마태복음 17장 1-9절
“…. 인생의 이야기는 산 정상에서의 한 장면으로 결론지어지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다 끝나기 전까지는 함부로 결론을 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내가 조금 잘 나간다고 해서 교만할 것도 없고, 깊은 골짜기에 있다고 해서 포기할 것도 없습니다. 화려한 광채에 눈이 가려지지도 말고, 짙은 어둠 때문에 고개를 숙이지도 마십시오. 산 위에서나 아래에서나 변함없이 우리 손을 잡고 곁을 지키는 ‘진실한 동행’이 있다면 말이죠….”
우리 인생을 하나의 길이라고 본다면, 그 길은 평탄한 직선이라기보다 수많은 ‘산’과 ‘골짜기’가 반복되는 구불구불한 길에 가까울 것입니다. 누구나 빛나는 산 정상에 오래 머물고 싶어 하지만, 정작 우리 삶의 대부분은 그 산을 내려와 다시 골짜기를 걷고, 또 다른 언덕을 넘는 과정들로 채워지곤 하죠.
오늘 성경(마태복음 17장)에는 ‘변화산’이라 불리는 높은 산에 오른 예수님과 세 제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산 위에서 예수님은 해같이 빛나는 모습으로 변하셨고, 이스라엘의 전설적인 영웅들인 모세, 엘리야와 대화를 나누십니다. 곁에서 이를 본 제자 베드로는 너무나 황홀한 나머지 이렇게 외칩니다.
“주님, 여기가 너무 좋습니다! 여기서 영원히 삽시다. 제가 여기에 기념비(초막)를 세우겠습니다!”
베드로에게 그 순간은 인생 최고의 정점이자, 놓치고 싶지 않은 ‘성공의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그때 하늘에서 이런 음성이 들려옵니다. “네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그의 말(예수의 말)을 들어라.”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무슨 말씀을 하셨을까요? 아마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베드로야, 나는 이 산 위에만 머물려고 세상에 온 것이 아니란다. 나는 저 아래, 해가 들지 않아 춥고 어두운 골짜기로 가려 한다. 그러니 이제 나와 함께 내려가자.”
우리는 흔히 인생의 목표가 오직 산 꼭대기에 오르는 것이라 착각하며 삽니다. 그래서 조금 잘 나갈 때는 그 자리에 영원히 머물고 싶어 하고, 반대로 어두운 골짜기에 들어서면 마치 인생이 실패한 것처럼 좌절하곤 하죠. 하지만 예수님은 가장 화려한 영광의 순간에 다시 ‘낮은 곳’으로 향하셨습니다. 그분의 시선은 언제나 산 정상의 화려함보다, 골짜기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제자들이 두려움에 떨며 눈을 떴을 때 화려한 광채나 영웅들은 사라지고 ‘오직 예수’ 한 분만 곁에 계셨다는 사실입니다. 환상이 사라진 차가운 현실로 돌아왔지만, 주님은 여전히 그들 곁에서 손을 잡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일어나라, 두려워하지 마라.”
이 위로는 단순히 무서움을 달래주는 말이 아닙니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험난한 골짜기 길에서도 “내가 변함없이 너와 함께 걷겠다”는 든든한 약속입니다.
인생의 이야기는 산 정상에서의 한 장면으로 결론지어지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다 끝나기 전까지는 함부로 결론을 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내가 조금 잘 나간다고 해서 교만할 것도 없고, 깊은 골짜기에 있다고 해서 포기할 것도 없습니다. 화려한 광채에 눈이 가려지지도 말고, 짙은 어둠 때문에 고개를 숙이지도 마십시오. 산 위에서나 아래에서나 변함없이 우리 손을 잡고 곁을 지키는 ‘진실한 동행’이 있다면 말이죠.
이번 한 주, 우리 삶의 산과 골짜기를 지날 때 내 곁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먼저 내밀어 보는 건 어떨까요? “너 지금 어디쯤 왔니?”라고 재촉하기보다, “어디에 있든 내가 네 곁에 있을게”라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건,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그 따뜻한 동행의 음성이 여러분의 일상에도 가득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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